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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세이] 로컬주민과 여행자, 그 시선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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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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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days agoSteemit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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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 관광, 전시 안내소, 박물관 표지판 등 관광 도시로 불리우는 곳에 지역주민으로 살다보니 틈틈이 여행자들을 마주치게 된다. 문화, 예술의 도시 라고도 알려져 있는 파리는 여행자들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트립 또는 일상 여행 등으로 캐리어를 자주 쌀 일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물론 학생으로 머물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체류의 목적이 '학업'이니 여행을 그리 자주 가지는 못하고 성향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 부분이지만, 나같은 경우는 한국에 또는 미국에 살던 때보다야 자주 짐을 싸고 가까운 곳으로 훌쩍 떠나는 일이 잦아졌기에 도시의 색에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도시 중심인 오페라, 샤뜰레 쪽으로 가면 더욱 자주 여행자들의 시선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캐리어를 끌며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낯선 냄새와 모습들, 카메라로 연신 사진을 찍거나 지도를 펼쳐보며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 이러한 것들은 내 평범한 일상 속, 온도차이가 분명한 모습들이다.


 같은 공간에 같은 시간에 놓여져 있더라도 사람은 각기 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보고 느끼는 감정또한 다르다. 지하철을 타고가는 나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질문들과 피곤함,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부지런함 등이 있다. 그러나 내 옆자리를 차지한 작은 체구의 엄마아빠와 유럽 여행중인 한 아이의 머릿속엔 아주 다른 모양과 색깔의 생각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러한 상상을 하는 것도 재미있다. 이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종종 나의 단편적인 여행 기억들을 떠올리곤 한다. 자주 들어가는 서울도 나에게는 여행인 셈이기에, 주로 홍대-일산-교대 등을 전전하며 일어나는 사람들과의 만남들, 이벤트들을 나열하기도 하고 프랑스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나의 여행 루트도 떠올린다. 아직까지는 몇년 전에 다녀온 프랑스 니스 여행이 단연 베스트로 꼽히는데, 그 이유는 단 한가지. 참 복잡한 일들이 교차하던 힘들었던 시기 훌쩍 떠난 주머니 가벼운 여행이였기 때문이다.


 여행을 다니는 중엔 또는 계획을 짜는 도중에서 부터 내 삶은 어떻게 영위해야 하는지, 방향성은 무엇인지, 수업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등등 골치아픈 생각들은 사라진다. 오로지 어딜가서 뭘 먹고 어떻게 놀까. 즐거운 상상만을 체험하는 오롯한 나만의 시간인 것이다. 그 도중에 일어나는 소소한 계획의 실수나 예기치 못한 이벤트들 또한 신경이 곤두세워져 있는 일상에서는 체험하지 못하는 즐거움으로 간주 된다.


 여행을 가고 싶냐하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리운 사람들이야 마음에 한가득 넘치지만 지금은 해결해야할 일들이 많기에 집중을 할 시기라며 마음을 다독이고 있다. 토닥토닥, 언젠가는 또 훌쩍 떠날 날이 오겠지 하며. 그저 내 일상 속에 마주치는 낯선 여행자들에게 따듯한 시선을 보내주는 걸로 만족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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