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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주는 여자 : 18금 야동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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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wi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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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노년의 삶에 축복을...
 잘 죽는 것이 최고의 복
 품위있게 죽을 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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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주는 여자'는 지난번 리뷰했던 '여배우들'을 연출했던 이재용 감독의 2016년 작품입니다. 죽여주게 뭔가를 잘한다는 성적인 의미와 정말 누군가의 죽음을 도와준다는 중의적 표현을 제목으로 사용했습니다. (영제는 The Bacchus Lady)

한때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 되었던, 노인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일명 박카스 할머니 소영(윤여정 분)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65세의 소영은 젊은시절 주한 미군를 상대했던 양공주 출신으로 이미 흑인병사로 부터 아들을 가졌고 형편이 어려워 해외로 입양을 보낸 과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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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일대의 노인들에게 박카스와 담배를 팔고 성매매를 통해 하루하루 연명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죽여주게 잘 하는' 여자로 입소문이 나서 경쟁 할머니들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습니다. 그런 그녀가 성병에 걸려 치료를 하고 병원을 나오던 중 한국남자에게 버림받은 필리핀 여자의 어린 아들 민호를 만나게 되고 보호차 집으로 데려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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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우리사회에 소외된 계층들을 한 곳에 모두 비추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박카스 할머니를 필두로 트랜스젠더, 장애인, 입양아, 병든노인, 코피노등을 등장시키며 마치 종합소외세트처럼 묶어놓고 대안가족으로의 재탄생을 보여주려 시도해요. 하지만 너무 억지같아 설득력이 떨어지고 그외 설정들도 뻔해서 세련미는 좀 떨어집니다. 잔가지는 다 쳐버리고 극 중후반부를 담당하는 노인문제에만 집중했다면 '나, 다니엘 블레이크' 처럼 깔끔한 명작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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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독거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는 건 다 알고 계실겁니다. 번호표를 들고 이제 죽음만을 기다리는 퇴물이 되버린 병약한 노인들이 극 중후반에 걸쳐 한명 두명 등장하면서 소영에게 죽음을 의뢰하게 돼요.

한때 늘 맞춤양복만 입고 풍족한 삶을 살던 한 노인은 중풍으로 병원에 누워 대소변도 못 가리고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침대위에서 꾸역꾸역 삶을 연장하고 있습니다. 당연하듯이 자식들은 자주 찾아오지도 않고 오직 그의 재산에만 관심이 있고요. 소영에게 본인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냐며 비참함을 호소하고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며 흐느끼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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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제게 다시한번 품위있게 죽을 권리, 안락사/존엄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를 주었습니다. 아직까지 각 나라마다 찬반 의견이 팽팽하지만 제가 만약 저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감내하기 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편안하게 세상을 마감하고 싶거든요.

참고로 존엄사는 불치병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으로 초래되는 죽음을 말하며 안락사는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해 편안하게 숨을 거두게 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존엄사법은 작년 3월 부터 시행이 되었으나 안락사는 아직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지요. 전 세계에서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는 스위스,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정도이며 미국에서는 워싱턴주와 오레건주만 허용하고 있다 하네요.

미래에는 의료인들의 심적 부담감을 덜어줄 안락사 로봇이 등장해서 원하는 자의 품위있는 죽음을 수행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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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런 무거운 문제를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박카스 할머니로서의 소영의 지난 삶이나 현재의 이야기도 꽤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19금 이지만) 닳고 닳은 삶의 여정이 깊게 새겨진 윤여정의 한마디 한마디는 피식하게 하면서도 마음을 참 무겁게 하지요. 지나가는 시간들이 참 숙연하게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소영의 역할은 대체배우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딱 윤여정의 윤여정을 위한 영화였습니다. (극중 이름은 너무 안 어울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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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딱히 해결이 없어 보이는 노인문제의 현실을 들여다 보고 소외된 계층의 삶을 재확인 시켜주는 영화 '죽여주는 여자'. 아프고 먹먹하지만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로 모두 함께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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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튼키위즈 (Rotten Kiwies) 평점 82%
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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