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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 17년만에 재개봉 하는 추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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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wifi
75
10 months ago3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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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위대한 내리사랑의 헌사
 가슴에 퍼붓는 소나기
 오늘 저녁은 물에 빠진 닭 한그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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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미술관 옆 동물원'으로 데뷔한 이정향 감독의 두번째 장편, '집으로'는 2002년 대종상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과 2003년 백상 예술대상 '대상'을 수상한 당시 엄청난 대박을 터트렸던 작품입니다. 그 어떤 흥행공식 하나 따르지 않은 독립영화 스케일의 시놉시스로 제작당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영화였는데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과 모성애 그리고 한국인의 아련한 정서로의 회귀가 현대인들의 마음을 울리고 편안한 쉼을 선사해주었지요. 반가운 소식은 이번 추석시즌에 맞춰 9월 5일, 17년만에 극장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궁금해 하실 '김을분' 할머니도 현재 만93세로 정정하게 생존해 계시다고 하네요. (송해 선생님보다 한살 많으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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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모든 외할머니들께 이 영화를 바칩니다'로 막을 내리는 이 영화는 이름만으로도 따뜻해지고 포근해지는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소중히 꺼내어 주는 영화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여름방학만 되면 시골에 내려가 개울에서 송사리와 청개구리도 잡고 논에서 메뚜기와 방아개비, 잠자리도 잡으면서 시간가는 줄 몰랐던 그때. 할머니가 타주신 미숫가루와 강된장에 찐호박잎쌈은 최고의 별미였지요. 식탁에 개구리 요리나 메뚜기 튀김이 올라오면 기겁을 하기도 했고, 집에 갈때는 멀미하지 말라고 만들어 주셨던 콩나물과 엿으로 만든 할머니표 물약을 먹곤 비위상해서 더 심하게 멀미했던 기억도 있습니다.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평화롭던 시골의 그자리에 외할머니는 늘 풍경처럼 묵묵히 동화되어 계셨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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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근원이라고 하는 대자연을 영어로 'Mother Nature' 라고 합니다. 만물을 살리고 성장케하는 숭고한 힘이지요. 어머니의 자식을 향한 희생. 그 위에 존재했던 근원의 모성애. 바로 오늘 등장하는 외할머니(김을분)의 미련하리만큼 희생적이고 내내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바보같은 사랑의 힘을 영화는 낯익은 자연의 풍경과 함께 등장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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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활에 그리고 혼자생활에 익숙했던 이기적인 미운 7살 소년 상우(유승호). 처음 보는 할머니에게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하며 '병신'이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내뱉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사랑받지 못하고 엄마의 일자리로 늘 혼자 남겨졌던 상우는 이번엔 생전 처음보는 낯선 곳, 등이 굽고 말도 못하는 낯선 할머니의 공간속에 또 홀로 남겨졌습니다. 영화를 처음봤을 그 당시에는 상우의 행동이 이해도 안되고 분노도 일었는데 나이가 들어 다시 보니 그때 들여다 보지 못한 상우의 심정이 어느정도 짐작이 가더라고요. 일곱살짜리가 한번 삐딱하기로 마음먹으면 통제가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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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우의 치기어린 행동을 자연처럼 말없이 모두 품어주는 외할머니의 포용력과 희생은 상우의 엄마가, 부모가 채워주지 못했던 그 사랑과 정을 서서히 가르쳐주고 담아주고 있었습니다. 버릇없고 철없고 싸가지 없고 가망없어 보였던 상우에게 인간적인 희망의 싹이 자라기 시작한거죠. 가슴을 비비며 미안함을 말하던 할머니의 언어를 상우는 마지막 이별의 시기에 같은 언어로 할머니와 소통합니다. 받아본 사랑이 없어 전하는데도 서툴렀던 그를 변화시킨 대자연의 기적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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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할머니의 의사소통만큼이나 생략되고 절제된 프레임을 보여주며 조용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지금은 사라져가는 시골의 인심, 이웃을 생각하는 배려와 정... 이런 따뜻함과 더불어 상우의 소소하게 천벌받는 모습과 짝사랑에 빠진 순수함, 할머니와의 캐미가 우리의 눈을 화면에 고정시켜 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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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결핍과 희생의 삶을 살다가 은혜와 풍족의 현세대에 바톤을 건네고 물러나신 모든 조상님들께 이번 추석, 이 영화와 함께 감사와 존경을 담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아직 안보신 분이라면 적극 추천 드리고 지금 다시 보신다면 이전에 보지 못했던 부분을 재발견하는 시간이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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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튼키위즈 (Rotten Kiwies) 평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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