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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 100점을 주겠소!

19 comments

kiwifi
75
9 months agoBusy3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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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공생과 기생을 긋는 선
 신분과 빈부를 긋는 선
 냄새와 향기를 긋는 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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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시절 멀쩡한 책상에 선을 긋더니 앞으로 여길 넘어오면 지우개고 연필이고 다 자기꺼라며 엄포를 놓았던 앙칼진 그녀가 있었습니다. 장난으로 팔뚝 몇번 침범했다가 꼬집힘도 당하고 경고도 몇차례 먹었던 그런 때가 있었네요. 남북으로 허리가 잘린 38선보다 더 실감나는 분단의 아픔(?)이었습니다. (실수로 굴러들어온 연필을 득템하게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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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랑 살짝 닮음

우리는 친구, 동료, 이웃들과의 관계에서도 의식적으로 선을 긋고 살아갑니다. 선을 넘는 행위는 때론 그녀의 매운 손맛보다 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기도 하지요. 이미 많은 분들이 봤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키워드는 '선과 냄새'입니다. (다들 보셨다는 가정하에 쓰겠지만 스포는 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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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의 교육을 받고 주위의 시선을 의식할 줄 아는 우리들은 적당한 웃음과 상냥한 친절을 베풀면서 거리를 유지하며 영리하고 세련되게 자신의 선을 지킬 줄 압니다. (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지만) 그리고 누군가 그 선을 넘는 행위를 용납하지 못하고 못견뎌하죠. 보이지 않는 선만큼이나 냄새가 섞이는 것 또한 그렇고요. 비단 성인들 뿐만 아니라 어린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그냥 인간들의 본성이 애초에 이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를 만든 계기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부자와 빈자는 비행기의 퍼스트클래스와 이코노미 칸이 분리되듯 서로 냄새를 맡을 정도로 가깝게 섞일 일이 없다. 하지만 운전수와 가정부, 가정 교사만큼은 가까이서 서로의 내밀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데 착안해서 이 영화의 스토리로 진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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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부터, 부모로부터 정해진 신분을 뒤집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우린 잘 알고 있습니다. 때론 노력만으로도 도달할 수 없는 한계가 바로 신분이지 않나 싶은데 그래서 드라마틱한 신분상승과 출생의 비밀, 부자와 권력자들에 대한 해학과 풍자등의 서사는 항상 인기를 끌고 큰 흥미를 불러 일으키게 마련이죠. (코인의 집착도 마찬가지랄까?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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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택(송강호)의 삶의 환경과 박사장(이선균) 사이의 신분의 간극 또한 숨이 차게 높고 경사진 끝에 위치한 대저택과 어둡고 초라한 반지하 바닥의 격차로 대비되어 오르기 벅찬 신분의 거리를 보여줍니다. 영화는 이런 양극이 한 공간에 섞이면서 선타기를 하다가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가 주가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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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의 사전적 의미는 '풍류로 흥을 돋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여자'... 가 아니라 '스스로 생활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의지하여 생활하는 것 : 寄生', 곧 빌붙어 사는 걸 뜻 합니다. 거기에 곤충의 충(蟲)이란 단어를 붙여, 보이진 않지만 우리와 섞여 사는 그런 신경쓰이게 살아있는 존재가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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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은 주인이 없을땐 주인행세도 해보고 도발도 하다가 진정한 기생충으로 전락해 버린, 인간에게 쓰고 싶지 않은 기생 인간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화려한 해석과 현란한 분석으로 파헤쳐 놓으셨기 때문에 저는 기죽어서 포기하고 단순히 재미적인 측면에서만 평가하자면 정말 흥분 그 자체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곡성이후 간만에 재밌고 놀라울만큼 훌륭한 한국영화를 만나 신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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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관객들과 평론가 그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고 모두 품어주는 진정한 웰메이드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상징, 은유, 메타포에 대한 해석의 깊은 이해가 없어도 쉽고 단순하고 직관적인, 낮은 장벽의 영화이며 예측불가의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되는 정말 깔끔하게 연출되고 화룡정점을 찍은 완성도 높은 작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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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보신 분이라면 꼭 보셨으면 하는 봉준호 감독의 정점에 우뚝 선 자랑스런 영화, 기생충!! n회차까지 적극 추천드립니다. 여러분 각자의 해석으로 평가해 보세요. 그런데 다들 이미 보셨죠?^^

제가 리디자인한 포스터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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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튼키위즈 (Rotten Kiwies) 평점 100%
★★★★★

*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496243
* Critic: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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