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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의 교단일기] '기관의 시대'에 고통받는 그대에게 - 블록체인 시대의 희망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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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을 찬양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암호화폐, 블록체인 따위가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우리 모두를 구원해 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아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같은 꿈을 꾸고 있구나! 자신의 미래를 거대한 기관들에 의탁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저는 거기에서 희망을 발견합니다.”


이 글은 지난 2월 9일 있었던 우리들학교 졸업식 축사 내용을 최소한의 수정만 거쳐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축사 내용 중 많은 부분은 스팀잇 활동을 통해 깨달은 것이기도 해서, 스티미언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별도의 원고 없이 한 연설이라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연설 당시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음성지원 모드...^^) 특별히 만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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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네 잘못이 아냐..." http://tearaway.co.nz/how-to-attempt-to-make-more-sense-of-art-films/

졸업생 여러분, 재학생, 동문, 졸업생 학부모님들, 졸업생 가족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를 축하해주기 위해 와주신 재학생 학부모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어느덧 우리들학교의 졸업식도 7회를 맞게 되었는데요. 아시다시피 우리들학교 졸업식은 모든 졸업생, 졸업생 학부모, 선생님들, 동문회장들이 한 마디씩 하고, 저는 기나긴 기다림 끝에^^ 대표교사로서 맨 마지막으로 축사를 하기 때문에 졸업식 때마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게 됩니다.

1, 2회 때는 축사를 미리 준비했다가 앞서 다른 내빈들께서 같은 주제의 말씀을 미리 하시는 바람에 즉석에서 주제를 바꾼 적도 있고, 이후에는 주제를 열 가지쯤 준비했다가 비슷한 주제가 다른 분들 말씀에서 나올 때마다 한 가지씩 머릿속에서 삭제하는 방법을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딱 한 가지만 준비했습니다. 그래! 다른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자! 누구도 할 수 없는 이야기... 바로 제 자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제가 쓴 어떤 글에서도 잠깐 소개했지만 20여 년 전 대학 졸업반이었던 저는 어느날 담당 교수님의 호출을 받습니다. 무슨 일인가 조심스럽게 교수님의 연구실을 찾아 갔더니 교수님이 대뜸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너 참 특이한 애야. 논문을 쓰랬더니 어째 에세이를 썼니?” 그도 그럴 것이 제 논문의 부제가 뜬금없게도 “...공포의 시대를 예감함”이었으니까요. (https://busy.org/@hermes-k/1-2)

그렇습니다. 오늘 제 말씀의 주제는 ‘공포’입니다. 영어로 졸업이 커멘스먼트commencement이듯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고 그 시작에 어울리는 주제는 희망, 열정, 확신 같은 것이어야 할 텐데 공포라니... 20여년 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논문이란, 그것도 사회과학 논문이란 뭔가 합리적인, 희망적인 대안을 결론으로 내놓아야 할 텐데... 공포라니... 게다가 예측도 아니고 추정도 아니고 뜬금없게도 예감이라니...

“미안합니다...” 여러분들은 자주 수업 시간에 저에게서 이 말을 자주 들었을 겁니다. “정말, 미안하다. 얘들아...” 오늘도 저는 졸업하는 여러분들에게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20여 년 전, 아무리 자료를 찾고 분석을 해봐도 저에게 남는 건 공포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예감밖에 없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에게 희망의 근거로 제시할 수 있는 무언가를 아무리 찾아봐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습니다. 공포의 시대--빈부격차, 갑질,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 지옥불반도... 그런 것들 뿐...

작년 말부터 소위 2030세대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유행어가 있습니다. 뭐죠? 그렇죠. 가즈아~~~ 공포와 불안에 지친 청년들에게 가즈아~라는 열정에 찬 구호를 외치게 만든 건 또 뭐죠? 네... 비트코인, 암호화폐, 블록체인... 그런 거죠.

어른들, 이른바 꼰대들은 말합니다.

“이것들이 미쳤나?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지 도박에 미쳐? 정신 나간 놈들, 고생을 덜해서 그래. 싸그리 망해봐야 정신을 차리지~!!!”

조금 호의적인 어른들이라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니... 얘들아, 아무리 힘들어도 인생에 한 방에 해결되는 건 없어.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야지. 내 말 듣고 정신 차리고... 당장은 힘들더라도 열심히 노력해. 알았지?”

세상에... 청년들이 그렇게 믿었던 유 작가까지 썰전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서 더 청년들을 빡치게^^ 했죠. 암호화폐는 사기다! 여기에 현혹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오~ 유시민~ 너 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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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골수까지 쪽쪽 빨아먹자고! 뼈가 목에 걸릴 까봐 쓸데없이 겁내지 말고..." https://flic.kr/p/i7BGJh

나이로 치면 저도 40대 후반이니 꼰대의 범주에 들겠지만... 아, 물론, 다른 꼰대들 하고는 조금 달라요. 똑같이 취급하면 제가 좀... 억울합니다.^^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공포의 시대’ 때문에, 몇 년간 공부해서 겨우 합격한 신문사에서, 그것도 출근 예정 일자를 기다리던 중에, 경제위기 때문에 채용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난데없는 전보도 받고, 이후 어찌어찌 얻은 기자라는 직함도 곧 내던지고 이후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요즘 말하는 흙수저로서 맨땅에 헤딩하며 살아왔으니... 일반적인 꼰대와는 다르죠. 그렇죠? 아닌가? ㅎㅎ

아무튼 때리는 꼰대나, 말리는(?) 유시민이나... 좀, 화 나는 일이죠. 성장의 과실은 자기들이 다 따먹어 놓고, 물론 군사독재와 싸우고 개발연대를 힘들게 보냈다지만, 그때는 지금과 달랐습니다. 희망이 있었으니까요. 졸업하면, 취직은 다 했으니까... 웬만한 대학 나오면 웬만한 대기업도 원서만 넣으면 합격하던 시절이었니까... 적어도 제가 졸업하던 해까지는 그랬습니다... 저야 뭐, 정작 몇 년 다니지도 않을 언론사에 간답시고 삼수를 하는 바람에... 스스로 했던 예언의 덫에 걸린 거니까... 사자성어 자업자득, 전문용어로 자뻑이죠.^^

말하자면 우리 세대, 여러분들의 아버지 어머니, 지금 여기 계신 학부모님들이 욕심쟁이처럼 여러분들이 다녀야 할 직장을 모조리 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자기들이 먼저 자리 다 차지해놓고, 비켜줄 생각도 없으면서, 취직 못한다고 괜히 걱정하는 척하고, 노오오~력이 부족하다고 타박하고, 아무런 희망의 근거도 없이 열심히 노력하면 다 잘 될 거라고... 그것도 위로랍시고... 이거 참 낯 간지러운 일 아닙니까. 요즘 말로 오글거리죠? 알량하지 않나요?

야아... 이거 정말 어떡하면 좋죠? 그렇다고 “얘들아, 우리 세대는 벌 만큼 벌었고, 누릴 만큼 누렸으니까 이제 너희들이 일해라. 나는 좀 쉴란다...” 할 수도 없고... 그러실 분 혹시 계신가요? (좌중 웃음)

저도 처음엔 똑같았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투기는 아니지...’ 관련 교양강의까지 해주신 수학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저는 사람들이 말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어쩌고 하는 말들을 믿지 않습니다. 1차, 2차, 3차를 나누는 기준도 모호하고 그렇게 나누어야 하는 이유도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암호화폐, 블록체인 따위가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우리 모두를 구원해 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궁금했습니다. “아니, 이 아이들이 저렇게까지 저러는 데는... 저렇게까지 열광하고, 저렇게까지 섭섭해 하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내가 모르는 뭔가가... 여러분들이 철학시간에 배운 ‘인식론적 사각지대’ 같은 거... 그런 것이 반드시 있을 거야...”

그리곤 인터넷을 통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PC 통신 시대부터 인터넷까지 비교적 이 분야와 친숙하게 살아와서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자주 가는 블로그 사이트에서... 이 청년의 이야기도 오늘을 사는 여느 청년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끝없는 반복, 차이가 없는 반복, 차이가 있다면 점점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만 있는... 월세 내고 먹고 살기 위해서는 알바를 해야 하고 알바를 하자니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준비를 할, 꿈을 이루기 위해 뭔가를 할 시간은 없는...

그 청년에게도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기껏... 정확한 워딩을 옮길 자신은 없지만 이런 것이었습니다.

“감히 제가 그 느낌을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힘듦에 고통에 너무 파묻히지는 마세요. 견뎌내지 못할 고통은 없다고 저희 어머니께서 늘 말씀하셨어요. 힘들 때 그 말씀이 저에겐 큰 위안이 되었어요. 그러니 힘들더라도 소중한 꿈을 위해 조금의 시간은 남겨두세요.”라고...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그리 말하는 저 자신도 그리 자신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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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도 있겠지, 하지만 그 역경 덕분에 눈여겨 보고 있지 않은 좋은 것들에 눈뜨게 될 거야." https://imgur.com/gallery/Su080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저는 조금씩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아아... 이거였구나. 이 친구들의 불안, 이 친구들의 고통, 이 친구들의 반감, 서운함이 여기에 있었구나...

지금까지 우리는 ‘기관’에게 우리의 크레딧을 맡기고 살아왔습니다. 영어 선생님 티를 조금만 낸다면 여기서 기관이란 인스티튜션institution, 에이전시agency 혹은 비유적으로 머신machine이라 부르는 바로 그것을 말합니다. 지금 우리는 돈과 관련된 크레딧, 즉 신용은 금융기관에 맡깁니다. “이 사람한테 돈 빌려줘도 되나요? 믿을 만한 사람인가요?”라고 금융기관에 묻고 답을 구합니다.

그런가하면 학업, 학창시절과 관련된 크레딧 즉 성적에 대해서는 “이 사람, 공부는 어떻게 했나요? 학교 다닐 때 성실했나요?”라고 교육기관에 묻습니다. 그리고 인간관계와 관련된 크레딧 즉 신망은 그가 다닌 기업이라는 기관에 의탁하는 식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추천서, 비공식적으로는 인맥이라는 형식으로... 그리고 그 기관들에 우리의 가치와 권력과 ‘돈’까지도 맡기죠.

아니, 그런데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그 크레딧을 맡겨둔 기관들의 꼬락서니가 알고 보니 가관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돈이 많고 가장 공부 잘 하고 가장 권력이 쎈 사람들이, 그래서 그 모든 기관들을 쥐락펴락했던 사람들이 모조리 감옥에 가 있거나, 갈 예정이거나, 갔다가 비겁하게 그것도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금수저 권력을 이용해서 빠져 나오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저는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을 찬양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비트코인 투기광풍을 어설프게 옹호, 비호할 생각 또한 당연히 없습니다. 도박은 나쁜 거니까! 저는 아직 ‘올드스쿨’이라 합당한 가치 창출을 동반하지 않는, 불로소득에 대한 반감이 있습니다. 적어도 저의 가치 기준에 도박은 나쁜 겁니다. 그 때문에 저를 꼰대라 부른다면 받아들이겠습니다. 저의 선택, 저의 가치니까.

그러나 여러분, 이것 하나만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아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관’ 없는 미래를 꿈꾸고 열망하는구나! 이렇게 많은, 똑똑한, 공부도 많이 한 사람들이 같은 꿈을 꾸고 있구나! 자신의 미래를 거대한 기관들, 대기업, 공공기관, 금융기관에 의탁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그러면 지금 당장, 우리는,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지금, 도박 광풍, 투기 광풍에 몸을 의탁하는 것은 ‘이해는 할 만 하나’ 나쁜 일입니다. 그건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착각, 환상을 불러일으켜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정확하지 않은 구세대들의 단죄에 기가 죽거나 합리적 판단도 없이 맹종해서는 안됩니다. 구세대에게 존중해야 할 것은 그들의 경험이고 그 경험이란 대체로 과거의 산물이니까요. 다시 말하지만 경험은 존중의 대상이지 맹종의 대상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삶의 갈림길에서 종잡을 수 없을 때, 여러분 선배들 중 한 사람이 했던 명언을 떠올리기 바랍니다. “그냥 쌤이 하라는 대로 해.” (좌중 웃음) 물론, 제가 교회 목사님도 아니고, 목사님 말씀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건 아닙니다.ㅎㅎ 비판적 거리를 두고 그 근거를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믿을 만하면 따라야겠죠.

제가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마지막 수업인 이 축사에서 전하고자 하는 말은 죄송하지만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언제나 해오던 말... 그것은 두 가지, ‘현재에 충실하라.’ 그리고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고 약속을 했으면 반드시 지켜라’입니다. 너무나 자주 들어 익숙한 말이죠?

여러분은 과거에 대한 후회에 얽매어 있기엔 너무나 젊은 나이입니다. 회한은 적어도 제 나이쯤은 되어야 어울리는 나이죠.^^ 여러분의 시선은 항상 미래에 가 있게 마련이고 그래야 하지만, 미래를 향한 시선은 항상 불안과 초조를 불러일으킵니다. 시험을 못보면 어쩌지? 대학에 떨어지면 어쩌지? 결혼 못하면 어쩌지? 아이가 생기면 어쩌지? 승진 못하면 어쩌지? 은퇴한 다음에는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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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우리가 단지 젊다는 이유로 행복해야 한다고 말해요. 그들 눈에는 우리가 매일 겪어야 하는 전쟁은 보이지 않는 거죠"

http://wowreads.com/hollywood-movies-quotes/


불안과 초조는 우리가 철학시간에 함께 배웠던 고병권 선생님의 말대로 ‘죄악’을 낳습니다. 현재에 눈 멀게 해서 스스로를 현실 속으로 초대하도록 꼬드기는 거죠. 소돔과 고모라의 롯이,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가, 전설 속의 왕자 오이디푸스가 그러했습니다. (https://busy.org/@hermes-k/pz7jv)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엄습할 때 제 말을 기억해내시고 스스로 되뇌십시오. 현재에 충실하라! 지금의 의미는 나에게 무엇인가? 지금 내가 하려는 일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러다보면 하나씩 하나씩 질문의 해답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 해답의 고리를 따라가다 보면 미래에 대한 불안과 초조는 어느덧 조금씩,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희망으로 바뀌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카르페 디엠!

공부를 해보니... 블록 체인 기술이라는 게 무시무시한 것이기도 하더군요. 지금 나의 선택, 다른 사람과의 거래, 그 모든 상호작용, 그 모든 자취들이 잘게 분해되어 전 세계 어디메의 수많은 컴퓨터의 저장 장소에 영원히 기록된다...이겁니다. 으스스하죠?

지금까지는 그것들이 하나의 권력기관, 하나의 신용기관, 하나의 교육기관에 저장되어 언제든 정당한 방법으로 때로는 부정한 방법으로 삭제, 수정될 수 있었던 반면, 이제는 무한히 미분되어 전 세계의 컴퓨터에 흩뿌려지게 되는 겁니다. 기관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은 반면, 우리 각자가 자신의 선택에 대한 영원한 책임을 떠안는 것이죠.

그래서 중요한 것이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고 약속을 했으면 지켜라’입니다. 언젠가 칼럼에서도 썼고 학교 블로그를 통해 함께 나누기도 했지만, 약속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https://busy.org/@hermes-k/zgxql). 아니, 오늘날에는 더 중요할 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내가 할 약속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약속인가? 이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내가 가진 능력, 가능성을 가늠하고, 앞으로 예측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상상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단하는 것.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단한 연습이 필요한 일이죠.

이제 제 말씀을 마무리할 시점입니다. 행사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다고 해서 조금더 여유를 부려봤습니다. 사회자님, 저 잘하고 있는 거 맞죠?^^

이제 공포를 넘어 희망을 가질 시간입니다. 후회와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초조해 하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진 우리들, 약속의 실행 가능성을 세밀하게 판단하고 한 번 한 약속은 자신 있게, 최선을 다해 지킬 수 있는 판단력과 자신감을 가진 우리들에게, 이른바 블록체인이 상징하는 미래, ‘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관으로부터의 자유를 꿈꾸고 실현하려는’ 미래는 축복 그 자체일 겁니다. 우리의 능력, 우리의 신용, 우리의 성적, 우리의 성과, 우리의 가치, 우리의 행복이 온전히 우리 손에 의해 결정될 것이니까요.

변화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옵니다. 이미 여러분들은, 예비학교를 마친 신입생들을 기준으로 하면, 한 달, 졸업생들을 기준으로 하면,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 마음속 블록체인에 우리들의 추억들을 함께 나누고 기입했습니다. 그 추억들이, 그 깨달음들이 켜켜이 쌓여 언젠가 제 힘을 발휘한다면 미래는 여러분들의 것입니다. 희망은 여러분들의 것입니다.

다시 한번 오늘 행사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의 앞에 무한한 축복이 함께 하기를 늘 기원하겠습니다.


나의 영원한 스승, 존 키팅 선생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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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운명을 믿습니다. 여러분이 지금의 여러분인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반드시..." (R.I.P. 1951-2014)

오늘 제가 나눌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의 나눔은 무엇이든 헤르메스의 날갯짓을 더 힘차게 만듭니다.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안녕히~

헤르메스는 어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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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 나만의 명곡

이 글은 @eversloth 님의 스팀파워 지원으로 쓸 수 있었습니다. 대역폭 제한으로 힘겨워 하는 뉴비에게 산타 할아버지처럼 몰래 스팀파워를 지원해 주고 가신@eversloth 님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로 보답하고 얼른 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관련글: 오늘 산타 할아버지께서 찾아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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