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 욕망의 경제] 마르크스 형, 새삼 느끼는 건데 형은 정말 똑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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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es-k
57
6 months agoSteemit6 min read

형, 오늘은 일요일, 오늘도 나는 스팀잇에 접속한다네...^^ 피드에 올라온 이웃들의 글 제목을 훓고, 그 중 마음 가는 글들을 읽어... 그런 다음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픈 글은 리스팀을 하고, 좋은 글에 보답을 하고프면 보팅을 하지... 글 작성 후 30분이 지나지 않은 글들은 순서를 바꾸기도 해... 리스팀부터 하고 보팅을 하는 거지... 그리고 필요한 글에는 팔로우 하거나 댓글도 달고... 그리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평균 이틀에 한 번 꼴로 진지한 글을 쓰기도 하지...


karl marx.jpg
https://pixelguerrilla.noblogs.org/


그렇게 짧게는 두어 시간, 길게는 서너 시간이 흘러... 그러는 동안 나는 키보드 위로 손가락을 움직이고, 마우스 클릭질을 하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잠시 커피를 타거나 담배를 피우려 오가기도 하지... 그러는 동안 나의 뇌와 신체는 생체 에너지를, 나의 컴퓨터는 미미하나마 전기를 소비하겠지...

그럼 나는 무엇을 위해 지금처럼 금쪽 같은 일요일 낮 시간을 쪼개서 나의 생체 에너지를 소비할까? 흔히들 하는 말로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설마...ㅋㅋ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먹고 살자고 이 짓을...ㅋㅋ

한자 문화권에서 "노동"이라는 딱딱한 말로 번역해서 그렇지 형이 말한 건 사실 "WORK" 잖아. 주체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 목적에 맞게 어떤 대상에 대해 "힘"을 쓰는 것. 이게 형이 말한 WORK였어... 이를 테면 "Hard Worker"는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 힘쓰는 사람"이지, "근면한 노동자", "근로자"가 아니라구...ㅋㅋ

그리고 형은 "노동력"과 "노동"을 구분했어. 형의 가치 이론이 애덤 스미스 류의 고전 경제학자와 다른 점이고 형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기도 하지.

쉽게 말해, "힘"과 "힘씀"을 구분했다는 건데... 말하자면 이런 거야... 스팀파워가 동일하다면, 같은 시간 동안 모니터를 보면서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들기고 마우스 클릭질을 하는데 들어가는 생체 에너지 즉 "힘(노동력)"은 사람들마다 엇비슷하다는 건데...

그런데 형 말대로 "힘씀(노동)"은 달라...

이를테면 그 '힘"을 말야...


(행위 1) 피드의 글들을 꼼꼼히 읽고, 마음 가는 글을 골라 내고, 보팅 여부, 액수, 리스팀 여부를 판단하고, 거기에 맞게 클릭하고, 필요한 경우 댓글을 달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커피 한 잔 타서 마시고 담배 한 대 피우며, 읽는 사람들과 느낌, 지식, 정보를 나눌 만한 글을 쓰는데 쓰느냐...
(행위 2) 점 하나 찍고 셀봇하고 댓글 달고 셀봇하고, 점 하나 찍고 셀봇하고 댓글 달고 셀봇하고, 점 하나 찍고 셀봇하고 댓글 달고 셀봇하고, 점 하나 찍고 셀봇하고 댓글 달고 셀봇하고, 점 하나 찍고 셀봇하고 댓글 달고 셀봇하고, 점 하나 찍고 셀봇하고 댓글 달고 셀봇하는데 쓰느냐...

...에 따라 창출되는 가치는 천양지차라는 거야. 문제는 언뜻 "정신나간" 짓처럼 보이는 행위 2가 "투입되는 힘과 산출되는 보상 사이의 비율"만 놓고 보면 훨씬 '합리적'이라는 거지... 알잖아, 형... 서양의 합리성 즉 rationality가 어원상 ratio 즉 비, 비율에서 나왔다는 거...^^

그래서 사람들이 점점 "합리적(ㅎㅎ)"으로 변해서 1의 행위가 점점 줄어들고 2의 행위가 점점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 어떻게 되긴... 망하는 거지 뭐...ㅋㅋ

점 찍고 댓글 달고 셀프보팅해서 너도 나도 보상 챙겨가는 꼴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특별한 미 의식, 특별한 도덕 감정의 소유자는 대단히 드물지 않겠냐고... 이런 걸 두고 한 때, "안 봐도 블루레이"라고들 했었어... 참, 형은 이런 아재 개그도 잘 모르지? ^^

요즘 스팀 가격이 많이 떨어졌대. 그래서인가?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 비명 소리, 싸우는 소리가 들리네.

2 같은 행위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사람들이 (오지 않거나) 떠난다...
2 같은 행위를 존중해 주지 않아서 사람들이 (오지 않거나) 떠난다...

각자 처지에 따라 하는 말이 다르고, 원인을 놓고 논쟁하다 마음 상해서 떠나는 사람도 있어... 형 생각은 어때?

형, 이 곳 스티미아는 말야... '교환이 중요하다'라고 믿는 사람이 만든 곳이야. 만든 사람의 생각만 놓고보면, 나처럼 "나눔이 중요하다"라고 믿는 사람들에겐 어울리지 않는 곳이지. 그런데...

만든 사람의 생각과는 달리, 현실의 이곳은 "나눔이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 때문에 유지되는 듯한 느낌이야. 처음 들어 올 때의 내 생각이 얼마간 맞아 떨어지는 것 같기도...^^

물론, 확실한 건 아직 잘 모르겠어. 형은 노동 즉 "힘씀"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지. "힘씀"이 아니라 "보상"이 목적이 되고 "힘씀"이 수단으로 취급받는 걸 "힘씀(노동)의 소외"라고 말했고...

형은 역시 똑똑했어...

나는 이 부분 만큼은 형이 옳다고 믿어. 수단도 중요하지만 목적이 더 중요해. 이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고... 목적에 수단이 종속될 때 비로소 목적이 달성된다는 의미라니까...

나에게 글이란 '나눔'이 목적이고, '보상'은 더 많은 나눔을 위한 '수단'이야. 나는 더 많이 나눌 생각이야. 나의 행위와 결과에 관한 한 '시장 원리'에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더 진지하게 읽고, 가치에 맞게 보팅하고, 더 많이 리스팀하고... 틈틈이 파워업도 하면서...

더 많은 나눔을 위한 노력이 결과적으로 더 많은 보상을 낳고 그 보상을 통해 더욱 많은 나눔을 실천하는 가치의 선순환...

비단 스티미아에서만 꿈꿀일은 아닌 듯한데...
형의 생각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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